힐링(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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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가까워질 수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다정해질 수 있을까?
귀촌이란 이름으로 이주를 하는 청년이 많은 요즘, 자리 잡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수 또한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사람이 많다. 오래된 농촌마을은 씨족이 살고 있거나 씨족이 아니더라도 오랜 시간을 아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다 보니 옆집의 사정을 잘 아는 편이고 낯선 사람이 쉬이 어울릴 수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커뮤니티는 어느 정도 폐쇄적일 수 있고, 새로운 사람으로서 그 커뮤니티에 들어간다는 것은 시간과 무엇보다도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그 노력을 기울이기에 낯선 농촌마을이라는 곳은 상황도 경우도 조금은 막연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가볍게 2주간의 스테이기에 부담감이 좀 덜했지만, 관계가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내가 지내기로 한 독곡마을은 고창 운곡습지 주변의 어느 ..
2022.08.28 -
독곡 풍경 채집
독곡 스테이가 시작되면 할머니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하게 될 줄로 생각했지만 마을의 코로나 사태로 지구용사를 만나는 때가 아니면 거의 혼자서 지내는 시간이 지속되고 있다. 바글바글할 것 같았던 회관이 나 혼자 거실과 방, 주방과 화장실을 종일 내 집처럼 사용하고 있어 이곳은 아-주 한산하다. 그래서 나는 거의 반자연인 상태로 뜨거운 고창의 여름을 편히 지내고 있는 중... ㅎㅎㅎ 하지만 코로나 걸리신 분들의 상태도 많이 좋아졌고, 격리기간도 거의 끝나가니 이번 주말이 가까워질수록 한두 분 회관에 오시지 않을까? (지금의 이장님의 신신당부로 마을 주민 모두가 이곳을 이용하지 않고 있고 종종 한두 분 정도만 확인차 문을 두들겨보는 정도이다.) 나와 이 마을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뭐가 좋을까 고민을 하..
2022.08.16 -
독곡 마음 도시락싸기 feat. 다정한 CAT diary
나는 그리 따뜻한 사람이 아니다. 어찌 보면 좀 철벽스럽고, 누군가 능글능글 다가올 때면 쌀쌀맞게 굴 때도 많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이기 때문이다. (아니라고 생각했다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용사와 할머니들을 스테이 시작 전 두 번 뵀지만, 나에겐 아직 약간 얼음. 이런 모습이 있었다. 조부모님과 한집에 지낸 경험이 있는지라 어르신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보다는 사람과 사람으로 처음 만날 때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유머 코드도 딱히 좋지 않아.. 오히려 헛소리나 말실수를 하지 않을까 조심하는 편이다. (그래서 나는 소개팅도 많이 싫어했었나 보다.) 원래 이 스테이에서 하려했던 것 중 하나는 할머니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나..
2022.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