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곡(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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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가까워질 수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다정해질 수 있을까?
귀촌이란 이름으로 이주를 하는 청년이 많은 요즘, 자리 잡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수 또한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사람이 많다. 오래된 농촌마을은 씨족이 살고 있거나 씨족이 아니더라도 오랜 시간을 아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다 보니 옆집의 사정을 잘 아는 편이고 낯선 사람이 쉬이 어울릴 수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커뮤니티는 어느 정도 폐쇄적일 수 있고, 새로운 사람으로서 그 커뮤니티에 들어간다는 것은 시간과 무엇보다도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그 노력을 기울이기에 낯선 농촌마을이라는 곳은 상황도 경우도 조금은 막연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가볍게 2주간의 스테이기에 부담감이 좀 덜했지만, 관계가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내가 지내기로 한 독곡마을은 고창 운곡습지 주변의 어느 ..
2022.08.28 -
치유의 숲으로 a.k.a. 운곡습지
독곡마을 뒷산으로 바로 이어지는 운곡습지는 참으로 신비로운 곳이다. 습기가 가득한 공기는 끈적이고 불쾌하다고 느껴지기보단, 자연의 싱그러운 향이 그대로 실려있고 상쾌하고 촉촉하다. 대밭, 소나무밭, 활엽수 사이를 해치고 가다 보면 조금씩 다른 공기에 무언가 정확히 알 수 없는 미묘한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눈으로 즐기는 이곳은 시기상 온통 밝은 초록으로 가득하다. 바닥에 촉촉이 고여있는 물 위로 다양한 풀이 자라고 종종 노랑상사화나 하얗고 노란 연꽃, 보라색 꽃이 점점이 포인트를 준다. 꽃과 열매뿐만 아니라 이곳에 사는 동물들도 숲의 다양한 풍경에 한몫을 한다. 노란줄무늬가 있던 장수하늘소와 검은색부터 하얀색까지 다양한 나비, 파란 잠자리, 처음 보는 수수한 또는 화려한 모습의 새가 숲의 풍경에 표정..
2022.08.28 -
운곡의 소리를 찾아서... 아침 숲산책
나의 스테이와 더불어 같은 독곡마을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젝트가 나의 프로젝트 포함 총 3개 있다. 하나는 숲을 거닐며 치유하는 워크숍을 진행하는 트레킹이고, 다른 하나는 소리로 독곡마을을 상상하게 만들어주는 프로젝트이다. 소리를 가지고 작업하시는 리사운드컴퍼니의 대표이자 작가인 전광표 작가님이 어제 고창에 오셨다. 그리고 오늘 아침은 지구용사와 함께 작가님을 따라 운곡의 소리를 찾아 아침 산행을 나서기로 했다. 소리 덕후이신 작가님은 단순히 소리를 녹음하는 작업이라 심심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셨는데, 걱정과는 반대로 상당히 힐링되는 시간이었다. 오늘은 동행하는 사람이 있어 조금은 짧고 간단하게 마무리된 거 같았다. (원래는 한 번에 5시간 정도 진행하신다고 한다.) ㅡ 약속의 시간 오전 6시. 어젯저녁 준..
2022.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