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같은 여행/S. Korea(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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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곡 마음 도시락싸기 feat. 다정한 CAT diary
나는 그리 따뜻한 사람이 아니다. 어찌 보면 좀 철벽스럽고, 누군가 능글능글 다가올 때면 쌀쌀맞게 굴 때도 많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이기 때문이다. (아니라고 생각했다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용사와 할머니들을 스테이 시작 전 두 번 뵀지만, 나에겐 아직 약간 얼음. 이런 모습이 있었다. 조부모님과 한집에 지낸 경험이 있는지라 어르신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보다는 사람과 사람으로 처음 만날 때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유머 코드도 딱히 좋지 않아.. 오히려 헛소리나 말실수를 하지 않을까 조심하는 편이다. (그래서 나는 소개팅도 많이 싫어했었나 보다.) 원래 이 스테이에서 하려했던 것 중 하나는 할머니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나..
2022.08.12 -
촉촉한 저녁산책 in 독곡
오늘은 비가 그치고 다시 쨍- 해가 나왔다. 핸드폰에는 도청에서 보낸 폭염주의를 하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하루하루 회관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새로운 것들을 보고와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 이런 것들을 어떻게 잘 전달하고 기록할 수 있을까 조금은 고민 중이다. 어제 오후 지구용사를 보내고 해가 뉘역뉘역져갈즈음 저녁 산책을 나갔다. 쨍한 햇빛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이 여기도 많은지 낮에 나가면 사람이 밖에 거의 없다. 도시와는 사뭇 다른 풍경. 여름이 농사에 있어 굉장히 바쁜 계절이긴 하지만(그리고 지금 이곳은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으시는 분은 많지 않으신듯하다), 입추를 지난 지금은 좀 한가한 편이고 무엇보다 한낮은 너무 덥기 때문에 새벽같이 일을 하시고 점심..
2022.08.12 -
비오는 날의 '리틀포레스트' 예고편
오래간만에 비가 사락사락 오는 고창이다. 어제부터 하늘이 끄물끄물하더니 지난밤, 비가 오고 오늘은 종일 꾸물꾸물 비가 오다 멈추다를 반복했다.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은 폭우로 난리가 났는데, 남부지방은 폭염이 지속됐었다. 그러다 간만에 시원하게 비가 내리니 반가운 비일 것이다.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나 다르다니 그저 신기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그래봤자 6시 정도) 동네 할매의 밭에 가, 깨 터는 것을 구경하려고 하였다. (밭에는 벌써 깨가 내 키만큼이나 자랐고, 추수할 때가 돼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침에 사락사락 빗소리가 들리니 다시 눈을 감고 늦장을 부렸다. 그리하여 느긋한 아침. 비가 오니 어제 오늘 함께하고 있는 지구용사는 전과 막걸리가 생각난다했다. 그럼 해야지 ! 여기부터 왠지 이 독곡 스테..
202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