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따라 박물관산책 in Glasgow

2022. 3. 13. 02:33일상같은 여행/the UK

 

영국의 좋은 점 중 하나가 대부분의 박물관들이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물론 특별전시는 돈을 낸다.) 이에 문화시설이 많은 글래스고 또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굉장히 많고, 이런 곳들이 각자의 특징을 가지고 잘 구성되어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Kelvingrove Art Gallery and Museum이다.

스코틀랜드 안에서도 손꼽히는 박물관 중 하나인 이 박물관은 오픈한 지 무려 100년이 넘었다고 한다. 글래스고에서 하루를 보낸다면 이곳이라고 꼽을 수도 있는 곳인데 (내가 뽑은 것은 아니다 ㅎㅎㅎ) 아름다운 건축물과 22개의 갤러리로 이루어진 장대한 컬렉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의 정문
파크를 바라보는 후문
중앙홀
 코트의 천정전시 (섬뜻)
1888년 국제박람회를 위해 지어졌다.
매킨토시의 세계
매킨토시의 벽난로

글래스고 하면 빠질 수 없는 매킨토시의 작품이 하나의 갤러리를 차지하고 있고, 자연사 파트와 갑옷 컬렉션, 고대 이집트 유물 또한 전시되어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고흐, 고갱, 모네와 같은 세계 유명화가들의 작품도 있으니 시간을 내볼만하다.

나에게 이곳의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메인 홀과 그 위로 보이는 파이프 오르간이다. 코로나의 여파로 한때는 중지되기도 했으나 매일 1시면 이 홀에 앉아 여유로이 티 한잔을 마시며, 오르간 리사이틀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엄청난 행운 같은 것이다. 나는 처음 모르고 갔었는데, 당연히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2층 난간으로 보이는 파이프오르간
함께 오르간 리싸이틀을 듣고 있는 시민들

* 건너편 Kelvin Hall은 글래스고 박물관, 국립도서관, 글래스고 대학교가 들어와 있고,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헌터리안의 컬렉션도 있다.



 

지난 글에서 매킨토시에 대해 이야기하며 The Hunterian 이 등장했었다.

>> 2022.03.07 - [일상 같은 여행/the UK] - 문화도시 Glasgow의 Mackintosh

 

문화도시 Glasgow의 Mackintosh

레이크 디스트릭트가 큰 자연이었다면, 그다음 목적지는 나에게 새로운 첫발이자 스코틀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글래스고 (Glasgow)였다. 글래스고하면 ABBA의 Super Trouper가 생각난다. ABBA 시대

ar490.tistory.com

https://www.gla.ac.uk/media/Media_537529_smxx.pdf

 

헌터리안 뮤지엄은 다양한 컬렉션을 가지고 있으면서 여러 건물군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매킨토시 하우스를 지난 글에서 소개했었고, 그 옆에는 아트 갤러리 그리고 글래스고 대학교 본관에 위치해 있는 뮤지엄이 있다. 글래스고 본관인 University of Glasgow Cloisters는 해리포터의 팬이라면 조금은 익숙한 모습일 수도 있다. 배경을 만들 때 참고되었다는 대학들이 정말 많아 완벽히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오래된 대학마다 조금씩 그 부분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글래스소 대학교 본관을 바라보며, 헌터리안 갤러리 및 매킨토시 하우스 앞에서
정문
고풍스러운 본관
본관의 광장
University of Glasgow Cloisters
헌터리안 뮤지엄 내부

옛날 모습을 그대로 살려 과거의 시간으로 잠시 갔다 오는 듯한 감성을 가지게 해주는 건물이다. 이런 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어떤 느낌일까?

 



 

Riverside Museum

 

리버사이드 뮤지엄은 계획도 없었고, 예상도 못했던 곳이었다. 건축을 공부했던 사람으로서 이 건물은 너무나 유명하다. 내가 잡지에서 보았던 그 건물이 내 눈앞에 있다니. 이런 느낌의 놀라움이었던 것이다. 계획을 촘촘히 세우고 긴 여행을 했던 것이 아니기에 보통은 지역을 옮겨 다닐 때 기차 안에서 다음 도시를 찾아보곤 했는데, 이 박물관을 발견하고는 무언가 이 도시가 심상치 않았다. 이런 건물이 이런 곳에. 하지만 글래스고는 앞에서도 말했든 문화도시로서 다양한 박물관이 있고, 이러한 건축물이 있기에 충분했던 곳이었던 것이다.

우중충충 글래스고와 멀리 보이는 리버사이드 박물관
내부 전경, 밖으로 대형 선박이 보인다.

말도 많은 건축가 '자하 하디드'에 의해 디자인된 이 박물관은 Kelvin 강과 Clyde 강이 만나는 지점에 물결의 형상을 본떠 지어졌다. 문화수도 글래스고의 계획 하에 지어진 이 박물관은 글래스고의 역사를 반영하듯 중공업 도시로서 만들어온 다양한 교통수단과 기술에 대한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선박과 기차 같은 대규모의 수단부터 전차와 옛날 모습 그대로의 지하철, BP마크를 달고 있는 작은 자동차까지 바퀴 달린 것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을 꼭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여기에 덤으로 특이한 형상의 건물과 그 형상이 만들어내는 강을 향한 프레임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문화시설만큼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그렇기에 안의 전시도 재미있지만, 그 흥미로운 전시를 담는 공간도 곳곳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전차
지하철
BP 자동차
마차

 

 

밖에서 보면 뾰족뾰족한 것이 우중충한 날씨와 합쳐져 별로 느낌은 좋지 않다. 사실 외부에서 2D처럼 보이는 이 건물은 새의 눈으로 보아야 재밌고, 안에 들어가 그 구조들이 다 드러나는 모습을 볼 때가 더 재밌다.

 



 

Gallery of Modern Art (GoMA)

 

글래스고의 현대미술관이라고 보면 된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당연 미술관 앞의 칼라콘을 쓰고 있는 동상이다. 안전표시로 쓰는 고깔 모양을 쓰고 있어 단번에 눈에 띄는 이 동상은 Lonely Planet에서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동상 톱텐에 들기도 했다. 처음에는 어느 작가의 작품이겠거니 했는데, 1800년대에 철조를 제작한 작가만 있을 뿐 이 트래픽콘의 정체는 모른다는 것이다. 추정하기로는 1980년대에 쓰였다고 하는데, 이를 두고 콘을 벗기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 웹상에서 투표를 하고 캠페인을 할 정도로 엄청나 그대로 콘이 유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에서도 마음을 확실히 정하진 못한 모양이다. 이 콘을 통해 글래스고의 유머러스한 면을 볼 수 있는데 시대상이나 사건사고를 반영해 올림픽 때는 골드콘이 되기도 했다가, 현재는 전쟁에 대한 목소리로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인 노란색+파란색의 콘이 써져있다고 한다. (원래, 이 장군상의 주인공은 첫 웰링턴 공작이었던 아서 웨슬리이다.)

GoMA and the Duke of Wellington
저녁시간의 모습
hall
gift shop
글래스고 시내와 잘 어울렸던 파란 창문

 

Landmark of Glasgow

 

미술관의 안은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과 고풍스럽고 유니크한 부분들로 이루어져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지만, 나에게 제일 재미있던 부분은 이 콘을 쓴 장군상이었다. 콘을 씀으로 해서 어느 작품보다도 글래스고의 목소리를 내는 대표하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여기서 조금만 걸어올라 가면 글래스고의 주요 광장 겸 이벤트 장소인 조지 광장 (George Square)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멋있는 시의회 건물이 이 광장을 바라보며 서있다. 19세기의 장식적인 요소를 한껏 뽐내는 이 건물도 가이드 투어가 있으니 시간이 된다면 한 번쯤 안을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Glasgow City Chambers






글래스고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들을 둘러보았다. 이 외의 장소들을 보고자 한다면

리버사이드 뮤지엄 근처라면 Glasgow Science Centre, 시내 중심부라면 People's Palace ( 산업사회로서의 글래스고의 역사와 현지의 건축 양식을 다룬 전시, 유리 온실 카페) gogo!

다음은 걷고 먹고